드라이브하러 갔다가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을 보내고 온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거가대교를 처음 달렸을 때 딱 그랬습니다. 그냥 부산에서 거제로 넘어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가덕 휴게소에서 생각지도 못한 규모의 해양 공원을 만났고, 해저터널을 빠져나와 대교 위를 달리는 순간까지 내내 감탄을 멈추질 못했습니다.바다 위를 달리는 드라이브코스, 거가대교의 구조거가대교는 부산 가덕도에서 경남 거제를 잇는 총연장 8.2km의 해상 복합 교량입니다. 단순한 다리가 아니라, 교량 구간과 침매터널(沉埋 Tunnel) 구간이 함께 구성된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침매터널이란 해저에 미리 제작한 콘크리트 함체를 가라앉혀 연결하는 공법으로 만들어진 터널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산을 뚫는 게 아니라 바..
스키를 못 타면 스키장은 그냥 구경만 하다 오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막상 다녀오고 나니, 슬로프 위에 서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지난겨울, 오랜 친구들과 함께 강원도 평창 용평 스키장을 찾았습니다. 스키를 타기 위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그날 하루는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스키 못 타도 괜찮은 이유, 겨울레저의 실제 풍경사실 저희 일행 중 스키를 제대로 탈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저 역시 스키 경험이 없고, 솔직히 지금 몸 상태로 슬로프를 내려오다가는 어딘가 다칠 것 같은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키 장비 대신 두꺼운 패딩과 핫팩을 챙겼습니다.그날 여정은 사실 용평에서만 시작된 게 아니었습니다. 출발 전 강릉에 있는 공원묘지..
솔직히 말하면, 케이블카는 이미 여러 번 타봐서 이번엔 그냥 '비슷하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목포 해상케이블카는 처음부터 예상을 벗어났습니다. 북항에서 출발해 유달산을 넘고, 바다 위를 가로질러 고하도에 닿는 그 전 구간이 전혀 다른 밀도로 느껴졌습니다.바다 위를 날다 — 해상 구간이 주는 압도감전국의 케이블카를 몇 군데 타봤지만, 육지 위를 지나는 구간과 바다 위를 지나는 구간은 체감 공포가 완전히 다릅니다. 제가 직접 탑승해보니, 북항을 출발해 유달산 정상을 경유하고 다시 고하도 승강장으로 내려오는 전체 노선 길이가 약 3.23km에 달합니다. 이 중 해상 구간이 포함되어 있어 국내 해상 케이블카 중 최장급으로 분류됩니다(출처: 목포시청 문화관광).특히 바다 위를 건너는 구간에 들어서는 순간, 오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UNESCO World Heritage)으로 등재된 경주 불국사는 신라 시대의 건축 기술이 그대로 남아 있는 국내 최고의 역사 유적입니다. 저도 어릴 때부터 사진으로 워낙 많이 봐온 곳이라 처음 방문했을 때 낯설기보다는 오히려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 같은 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아담한 규모에 잠깐 당황했지만, 돌 하나하나를 직접 깎아 쌓았다는 사실 앞에서 그 감탄은 배로 커졌습니다.불국사가 세계유산인 이유, 건축에 있습니다불국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단순히 오래됐기 때문이 아닙니다. 8세기 신라 경덕왕 시대에 창건된 이 사찰은 당시 불교 우주관을 건축으로 표현하려 했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사찰 전체 배치가 불국토(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