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막연히 동경했습니다. 지명에 시간대가 붙은 여행지라는 게 생각해보면 꽤 드문 일인데, 이 도시는 그 이름 자체가 이미 하나의 감정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가봤을 때, 그 노래가 과장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여수 밤바다 야경명소, 실제로 가보니 달랐습니다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낮에 봤을 때 거북선대교는 그냥 평범한 다리였습니다. 콘크리트와 철골이 이어진, 어디서나 볼 법한 교량 구조물이었는데, 해가 지고 조명이 들어오는 순간 완전히 다른 존재로 바뀌었습니다. 마치 고급스러운 옷을 차려입은 것처럼, 거대한 네온 조형물이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봤는데, 그러다 유람선 탑승 시간을 ..
솔직히 저는 순천만 습지가 그냥 갈대밭 구경하는 곳인 줄만 알았습니다. 큰맘 먹고 찾아간 자리에서 뻘 위를 기어다니는 게와 땅 위를 걷는 물고기를 마주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갈대만 보러 갔다가 살아있는 생태계 전시장을 만난 기분이었습니다.갈대밭에서 마주친 것들 — 생각보다 훨씬 많았습니다순천만 습지가 경치 좋은 산책 코스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직접 걸어보니 그 말이 절반만 맞다고 느꼈습니다. 경치도 좋지만, 그보다 더 인상적인 건 발아래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물들이었습니다.입구를 지나 데크 산책로로 접어들자마자 뻘밭이 시작됩니다. 처음엔 그냥 진흙밭이겠거니 했는데, 가만히 보니 뭔가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게였습니다. 한두 마리가 아니었습니다. 뻘 전체가 게로 덮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형제들과 처음으로 단둘이 아닌 다섯 명이서 여행을 떠난다는 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도 막상 출발 전까지는 어색할 것 같아 걱정이 앞섰는데, 전주 한옥마을이 그 걱정을 완전히 날려줬습니다. 이 글은 위로 누나 셋, 아래로 남동생 하나, 저까지 다섯 형제가 처음으로 떠난 한옥마을 여행에서 직접 겪은 이야기를 담았습니다.전주 한옥마을 여행코스, 처음 간다면 이 순서로솔직히 처음엔 그냥 한옥 몇 채 있는 동네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보니 그 규모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습니다. 제가 직접 걸어봤는데, 한 방향으로 걷기 시작해도 한참을 가도 한옥마을이 계속 이어질 만큼 넓었습니다.일반적으로 풍남문에서 출발해 경기전, 한옥 골목길, 오목대 순으로 이어지는 동선이 효율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
오랜 친구들과 어디 멀리 한번 가보자는 말이 나온 게 얼마나 됐던가요. 저도 고향 친구 8명과 그 말을 수도 없이 하다가, 어느 날 드디어 울릉도행 배표를 끊었습니다. 포항항에서 출발하는 배에 올라탔을 때의 그 설렘은, 솔직히 어른이 돼서 오랜만에 느껴보는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울릉도와 독도는 단순한 섬 여행지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동쪽 끝에 존재하는 이 섬들은, 직접 가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있습니다.포항에서 울릉도까지, 배 위에서 시작된 여행포항여객터미널에서 울릉도행 카페리(Car Ferry)에 오르는 순간부터 여행은 이미 시작됩니다. 카페리란 차량과 승객을 동시에 실어 나를 수 있는 대형 여객선을 말하는데, 포항에서 울릉도 도동항까지는 통상 약 3시간가량 소요됩니다.출발 직후에는 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