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고성 토성면, 설악산과 동해 사이에 자리한 대순진리회 금강산 토성수련도장에 이번 봄 다시 발을 디뎠습니다. 사실 저는 종교인이 아닙니다. 아내가 대순진리회 신앙을 가지고 있어서 가끔 이런 도장 방문에 동행하는 편인데, 솔직히 이번에도 처음엔 그냥 드라이브 삼아 따라나선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들어서는 순간, 그 분위기에 완전히 압도당했습니다.저절로 손이 모아지는 공간 — 자연풍경과 수련 공간의 구성이곳이 여느 사찰이나 종교 시설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제가 직접 와보니 가장 먼저 느낀 건 '정숙'이었습니다.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도, 뛰어다니는 아이도 없었습니다. 그냥 저절로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지고 손이 모아지는 느낌이랄까요. 공간 자체가 사람의 행동을 조율하는 것 같았습니다.도장 내..
바람의 언덕이라고 해서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상상하셨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그건 완전한 착각이었습니다. 형제들과 함께 찾은 거제도 바람의 언덕은, 이름이 아니라 경보였습니다. 탁 트인 바다와 풍차가 어우러진 감성 여행지로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강풍이 기다리고 있는 곳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 생생한 현장을 솔직하게 풀어드립니다.바람의 언덕 풍차전망, 이름부터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주차장에 차를 세울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주차 공간이 제법 넉넉해서 혼잡함 없이 자리를 잡았고, 날씨도 맑아서 기대감이 컸습니다. 문제는 차 문을 열자마자 시작됐습니다.바람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마치 태풍 전야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저는 그때만 해도 이게 본격적..
유명하다는 해변이 막상 가보면 별거 없는 경우,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오랜만에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여 거제도 흑진주 몽돌해변을 찾았는데, 처음 내비게이션이 안내한 곳은 솔직히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른 해변이었다는 걸 누나 덕분에 알았고, 제대로 된 흑진주 몽돌해변에 도착했을 때는 첫눈에 "여기구나" 싶었습니다.몽돌소리와 해변지형 — 모래 없는 해변이 왜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흑진주 몽돌해변의 가장 큰 특징은 연안 퇴적 지형(coastal sediment landform)에 있습니다. 연안 퇴적 지형이란 파도와 해류의 힘에 의해 암석이 깎이고 쌓이면서 형성된 해안 지형을 말하는데, 모래가 아닌 자갈, 즉 몽돌로 이루어진 해변이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일반적으로 해변..
솔직히 처음엔 그냥 거제 드라이브 겸 들르는 관광지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입구에 발을 들이는 순간, 그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찾은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었습니다. 한국전쟁의 현실과 분단의 상처를 온몸으로 느끼게 되는 공간이었습니다.입구에서부터 달랐다, 이곳이 품은 역사적 맥락국립묘지에 들어설 때 느끼는 그 묵직한 엄숙함, 아시나요? 저는 그 감각을 포로수용소 입구에서 다시 느꼈습니다. 관광지 특유의 들뜬 분위기가 없었습니다. 잔잔하지만 무거운 공기가 먼저 맞아주는 곳이었습니다.거제도 포로수용소는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이후 실제 운영된 포로수용소(POW Camp, Prisoner of War Camp)입니다. 여기서 POW Camp란 전쟁 중 적군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