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해물파전

 

파전을 집에서 해먹을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두께 조절입니다. 두껍게 구우면 밀가루 맛만 나고 파나 해물의 향이 다 묻혀버리죠. 저도 처음엔 그랬는데, 얇게 부치는 법을 터득한 뒤로는 비 오는 날마다 파전을 찾게 됐습니다. 비 소리 들으며 막걸리 한 잔에 바삭한 파전 한 입, 이 조합만큼 분위기 있는 게 또 없더라고요.

파전은 왜 얇게 구워야 맛있을까

두꺼운 파전은 겉은 타고 속은 설익거나, 반대로 완전히 익히려다 보면 퍽퍽해집니다. 제가 직접 여러 번 실패해 봐서 아는데, 두께가 1cm만 넘어가도 파의 아삭한 식감이 사라지고 밀가루 반죽을 씹는 느낌만 남습니다. 해물을 넣었어도 그 맛이 반죽에 다 묻혀서 영 맛이 없어지죠.

얇게 부치면 파와 해물이 앞으로 나옵니다. 밀가루는 재료들을 붙잡아주는 정도의 역할만 하고, 주인공은 파와 굴, 새우 같은 해물이 되는 겁니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반죽을 얇게 펴서 중불에 천천히 구우면, 가장자리부터 바삭해지면서 고소한 냄새가 올라옵니다. 이때 뒤집으면 반대쪽도 노릇하게 익으면서 속까지 완벽하게 익죠.

타지 않게 굽는 것도 중요합니다. 불을 너무 세게 하면 겉만 타고 속은 설익습니다. 중불에서 인내심 있게 기다리는 게 핵심입니다. 저는 처음엔 서두르다가 몇 번 태웠는데, 지금은 약간 약한 중불로 시간을 좀 더 들여 굽습니다. 그러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익어요.

해물파전에 굴소스를 넣으면 달라지는 맛

파만 넣어도 충분히 맛있지만, 해물을 곁들이면 풍미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됩니다. 새우, 오징어, 홍합 등을 넣으면 씹는 맛도 좋고 감칠맛도 올라갑니다. 특히 굴을 넣거나 굴소스를 살짝 섞으면 깊은 맛이 더해지는데, 이건 한 번 먹어보면 평범한 파전으로 돌아가기 어렵습니다.

제 경험상 굴은 제철인 겨울에 넣는 게 가장 좋습니다. 신선한 굴을 넣으면 파전에서 바다 향이 은은하게 나면서도 느끼하지 않습니다. 굴소스는 반죽에 살짝만 넣어도 전체적인 맛이 깊어지는데, 너무 많이 넣으면 짠맛이 강해지니 조금씩 조절하는 게 좋습니다.

해물을 넣을 때는 크기를 잘게 썰어야 얇은 파전에 고르게 분산됩니다. 새우는 한입 크기로, 오징어는 링 모양으로 얇게 썰면 먹기도 편하고 보기도 좋습니다. 해물 자체에서 수분이 나오기 때문에 반죽을 평소보다 약간 되직하게 만드는 것도 팁입니다.

비 오는 날 파전과 막걸리, 정말 잘 어울릴까

비 오는 날 파전에 막걸리라는 조합은 거의 공식처럼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맛의 궁합이 좋은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분위기만큼은 확실히 환상적입니다. 창밖으로 비가 내리는 걸 보면서 따뜻한 파전을 집어 먹고, 시원한 막걸리를 한 모금 마시면 그 순간만큼은 세상 부러울 게 없습니다.

저는 막걸리를 원래 잘 안 마시는 편인데, 파전 앞에 놓으면 자연스럽게 손이 갑니다. 기름진 파전의 느끼함을 막걸리의 탄산과 산미가 잡아주는 느낌도 있고, 무엇보다 그 조합 자체가 주는 정서적인 만족감이 큽니다. 비 오는 날의 특별함이 파전과 막걸리를 더 맛있게 만드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꼭 막걸리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소주나 맥주를 곁들여도 맛있고, 술을 안 하는 분들은 따뜻한 동동주나 식혜를 마셔도 잘 어울립니다. 중요한 건 파전 자체가 제대로 구워져야 어떤 음료와도 조화를 이룬다는 점입니다.

파전만 고집할 필요 없다, 부추전과 배추전도 좋다

파전이 워낙 유명해서 '전'하면 파전만 떠올리기 쉬운데, 사실 부추전도 정말 맛있습니다. 부추는 파보다 향이 강하고 아삭한 식감이 좋아서, 저는 오히려 부추전을 더 자주 해 먹습니다. 부추에 당근을 채 썰어 넣고 반죽과 섞어 얇게 부치면 색도 예쁘고 맛도 깔끔합니다.

배추전을 좋아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배추를 얇게 채 썰어 반죽에 섞거나, 배추잎을 그대로 펴서 반죽을 입혀 부치는 방식도 있죠. 김치전도 비슷한 원리인데, 신 김치를 잘게 썰어 넣으면 새콤한 맛이 식욕을 돋웁니다. 일반적으로 '파전'이라고 통칭하지만, 실제로는 각종 채소전을 다 포함해서 부르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전 종류를 여러 가지 만들어놓고 접시에 함께 담으면 먹는 재미가 배가됩니다. 파전, 부추전, 김치전을 한 접시에 올리고 초간장에 찍어 먹으면 각각의 맛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고, 질리지 않고 계속 손이 갑니다. 손님 접대할 때도 이렇게 하면 반응이 좋더라고요.

파전은 간단해 보이지만 두께 하나만 잘 조절해도 맛이 확 달라집니다. 얇게 부치고, 타지 않게 익히고, 기호에 따라 해물이나 다른 채소를 더하면 누구나 맛있는 전을 만들 수 있습니다. 비 오는 날을 기다릴 필요도 없이, 오늘 저녁에 한번 도전해보시길 권합니다. 막걸리는 선택이지만, 바삭한 파전은 필수니까요.


참고: https://infonavi03.bdmstv.com/%ED%95%B4%EC%82%B0%EB%AC%BC-%EB%8B%A4%EC%9D%B4%EC%96%B4%ED%8A%B8-%EC%8B%9D%EB%8B%A8-%EA%B1%B4%EA%B0%95%ED%95%9C-%EC%B2%B4%EC%A4%91-%EA%B0%90%EB%9F%89%EC%9D%98-%EB%B9%84%EA%B2%B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