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신과함께-죄와 벌」은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판타지 영화의 새 역사를 썼습니다. 저승에서 7개의 재판을 받는다는 설정 자체가 저에게는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실제로 영화를 보고 나니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인간의 삶 전체를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판타지 영화는 볼거리 위주라고들 말하지만, 제 경험상 이 영화는 감동과 메시지까지 함께 전달하는 드문 경우였습니다.저승재판이라는 독특한 세계관「신과함께-죄와 벌」의 핵심은 사후세계(Afterlife)라는 소재를 한국적 정서로 풀어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사후세계란 인간이 죽은 후 영혼이 거쳐가는 공간을 의미하며, 이 영화에서는 저승이라는 이름으로 구현되었습니다. 소방관 김자홍이 순직 후 저승 삼차사의 인도로 49일간 7개 지옥 재..
2017년 개봉한 「택시운전사」는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사에 깊은 족적을 남긴 작품입니다. 저도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을 참지 못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5.18을 다룬 영화가 여럿 있지만, 유독 이 작품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거창한 역사적 서사보다는 평범한 가장의 눈으로 그날의 진실을 바라봤기 때문입니다.평범한 가장이 마주한 5.18의 진실영화는 1980년 5월, 서울에서 택시를 모는 김만섭(송강호)이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를 태우고 광주로 향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만섭은 정치나 민주화 같은 거창한 가치보다는 어린 딸의 학비와 밀린 월세가 더 절실한 인물입니다. 그에게 광주행은 그저 10만 원이라는 거금을 벌 기회일 뿐이었습니다.여기서 핵심은..
2016년 개봉한 「부산행」은 국내 관객 1,144만 명을 동원하며 한국 좀비 영화의 역사를 새로 쓴 작품입니다. 일반적으로 좀비라는 소재는 할리우드에서 이미 수십 년간 다뤄온 익숙한 장르로 알려져 있지만, 제가 극장에서 직접 봤을 때는 전혀 식상하지 않았습니다. KTX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생존 드라마는 할리우드 좀비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긴장감을 선사했습니다.좀비 연출, 제한된 공간이 만든 차별화할리우드 좀비 영화는 대부분 넓은 야외 공간이나 도시 전체를 무대로 삼습니다. 반면 「부산행」은 KTX 열차라는 밀폐 공간(Confined Space)을 주요 배경으로 설정했습니다. 여기서 밀폐 공간이란 출입구가 제한되고 도망칠 곳이 없는 환경을 의미하는데, 이런 설정은 관객에게 극도의 압박감을 줍니다..
2015년 개봉한 영화 「암살」은 1,27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 흥행사에 또 하나의 기록을 남겼습니다. 저도 당시 극장에서 봤는데, 벌써 10년이 지났다는 게 실감이 안 날 정도로 생생합니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독립군의 암살 작전을 그린 이 영화는 단순한 액션 스릴러를 넘어 역사적 의미와 대중적 재미를 동시에 담아낸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전지현 연기와 배우진의 몰입도「암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전지현의 변신입니다. 그동안 우아하고 세련된 이미지로 알려진 전지현이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역할을 맡으며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죠. 여기서 캐릭터 몰입도(character immersion)란 배우가 자신의 기존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캐릭터 자체로 관객에게 인식되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