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거가대교 가덕 휴게소

 

드라이브하러 갔다가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을 보내고 온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거가대교를 처음 달렸을 때 딱 그랬습니다. 그냥 부산에서 거제로 넘어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는데, 가덕 휴게소에서 생각지도 못한 규모의 해양 공원을 만났고, 해저터널을 빠져나와 대교 위를 달리는 순간까지 내내 감탄을 멈추질 못했습니다.

바다 위를 달리는 드라이브코스, 거가대교의 구조

거가대교는 부산 가덕도에서 경남 거제를 잇는 총연장 8.2km의 해상 복합 교량입니다. 단순한 다리가 아니라, 교량 구간과 침매터널(沉埋 Tunnel) 구간이 함께 구성된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침매터널이란 해저에 미리 제작한 콘크리트 함체를 가라앉혀 연결하는 공법으로 만들어진 터널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산을 뚫는 게 아니라 바닷속에 터널 조각을 하나씩 내려놓고 이어 붙인 것입니다. 국내에서 침매터널 공법이 적용된 사례는 거가대교가 대표적이며, 최대 수심 약 48m 지점까지 내려갑니다.

제가 직접 터널 구간을 통과하면서 천장을 올려다봤는데, 시커먼 도색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이는 방수성과 내구성을 강화한 에폭시(Epoxy) 계열 코팅이라고 합니다. 에폭시 코팅이란 수분과 화학물질에 강한 수지를 도포해 구조물 표면을 보호하는 공법으로, 해저 환경처럼 습도와 수압이 높은 곳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됩니다. 터널을 내려가며 속으로 만약 이 천장이 유리라면 어떤 느낌일까 상상해봤는데, 생각만 해도 아찔하면서 한편으론 꼭 보고 싶은 풍경이기도 했습니다.

터널을 빠져나와 교량 구간이 시작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교량의 주탑 높이는 최대 약 150m에 달해, 남해 한복판에 솟아 있는 모습이 압도적입니다. 거가대교가 개통되기 전에는 부산에서 거제로 가려면 통영을 거쳐 우회해야 했고 이동 시간이 두 배 가까이 걸렸습니다. 이 구간이 뚫리면서 부산-거제 간 거리가 획기적으로 단축된 셈인데, 이동 인프라 하나가 지역 경제와 여행 문화를 얼마나 바꾸는지 실감하게 됩니다(출처: 한국도로공사).

가덕 휴게소, 휴게소라고 부르기엔 너무 아까운 공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휴게소 입구에 들어서면 그냥 여느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보입니다. 주차장, 편의점, 식당 건물이 익숙한 배치로 들어서 있고, 별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식당 건물을 통과해 뒤쪽으로 나가는 순간, 말 그대로 신세계가 펼쳐집니다.

오히려 건물 뒤가 앞보다 훨씬 넓습니다. 대형 카페 시설, 해안 데크(Deck) 산책로, 전망대, 포토존까지 넓게 조성되어 있어서 이곳이 고속도로 중간에 있는 휴게소라는 사실을 금방 잊어버리게 됩니다. 데크란 지면보다 높이 설치된 목재 또는 복합 소재 구조물로, 이곳에서는 바다를 향해 돌출된 형태로 설치되어 있어 파도와 섬을 발밑에서 조망하는 느낌을 줍니다.

제가 데크 위에 서서 바다를 내려다봤을 때, 주변 섬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잔잔한 남해 특유의 물빛과 크고 작은 섬들이 층층이 겹쳐 보이는 장면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면 나오는 포토존에서는 배경과 발판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서 마치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착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 포토존은 오전 햇살이 바다를 비출 때 사진이 가장 잘 나옵니다.

가덕 휴게소를 방문할 때 알아두면 좋은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건물 뒤편 데크와 산책로까지 여유 있게 둘러보려면 최소 40분 이상 확보할 것
  • 바닷바람이 강해 여름에도 체감온도가 낮으므로 겉옷 준비 필수
  • 성수기 주말에는 주차 공간이 빠르게 채워지므로 오전 일찍 방문을 권장
  • 포토존 계단 구간은 사람이 몰릴 때 대기 줄이 생기므로 개장 직후가 유리

바닷바람 이야기를 덧붙이면, 더운 날씨에 이곳에 들르면 실제로 살짝 춥게 느껴질 정도로 해풍이 강합니다. 여름 한낮에 방문했는데도 카디건을 꺼내 입을 뻔했습니다. 국내 해양 관광지 방문객 만족도 조사에서 전망 및 자연경관 항목이 시설 편의성보다 만족도 기여율이 높다는 분석이 있는데(출처: 한국관광공사), 가덕 휴게소는 딱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잡은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해저터널과 거가대교, 밤과 낮이 모두 다른 곳

거가대교는 낮과 밤의 모습이 완전히 다른 도로입니다. 낮에는 남해 바다의 파랑과 하늘이 맞닿는 수평선 뷰가 주인공이라면, 밤에는 교량 주탑과 교각마다 설치된 경관 조명(景觀照明)이 빛을 냅니다. 경관 조명이란 구조물의 외관을 아름답게 연출하기 위해 설치하는 LED 기반 조명 시스템을 말합니다. 제가 야간에 거가대교를 통과했을 때, 기둥마다 서로 다른 색의 빛이 비춰져 마치 거대한 조형물들이 바다 위에 열 지어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교통 인프라가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야경 명소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어린왕자 벤치를 비롯한 포토존들도 낮에는 바다를 배경으로, 밤에는 조명을 배경으로 전혀 다른 분위기를 냅니다. 저는 이곳을 낮에 한 번, 야간에 한 번 방문했는데, 솔직히 두 번 모두 만족도가 달랐습니다. 낮엔 탁 트인 시원함, 밤엔 조용하고 감성적인 분위기가 각각 다른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건 이 대교가 단순한 관광 자원이 아니라 지역 연결성(Connectivity)을 바꾼 기반시설이라는 점입니다. 연결성이란 두 지역 간 이동 비용과 시간을 얼마나 줄였는지를 나타내는 교통 개념입니다. 거가대교 개통 전후로 거제 지역 방문객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하나의 구조물이 가진 경제적 파급력은 상당합니다.

거가대교와 가덕 휴게소를 묶어서 코스로 짠다면, 부산 출발 기준으로 가덕 휴게소에서 40분 이상 여유 있게 쉬고, 해저터널을 지나 거제로 넘어가는 방향을 권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야간 드라이브를 더하면 낮과 밤 두 가지 버전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동이 곧 여행이 되는 코스를 찾고 있다면, 이 루트는 그 조건을 상당히 잘 충족합니다.

 

참고: https://search.naver.com/search.naver?ssc=tab.nx.all&where=nexearch&sm=tab_jum&query=%EA%B1%B0%EA%B0%80%EB%8C%80%EA%B5%90%2C%EA%B0%80%EB%8D%95+%ED%9C%B4%EA%B2%8C%EC%86%8C